<p></p><br /><br />[앵커]<br> 이런 산불이 얼마나 무서운지는 1년 전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에서 난 산불 때 실감했습니다. <br> <br>무려 213시간 계속된 역대 최장기간 산불로 인해서, 많은 이재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.<br><br>지금은 어떨지 다시간다, 이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.<br><br>[기자]<br>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빨간 불꽃이 보입니다. <br> <br>불길은 강풍을 타고 금세 온 산을 뒤덮었습니다. <br> <br>50년 공들여 가꿨던 울진 송이 서식지는 잿더미로 변했고, 평화롭던 해변가 마을은 전쟁터처럼 변했습니다. <br> <br>그후로 1년.<br><br>민둥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. <br> <br>산불로 집을 잃은 전종협 씨는 1년 가까이 25제곱미터 8평짜리 조립식 주택에 살고 있습니다. <br> <br>원래 살던 집은 공터로 변했습니다. <br> <br>[전종협 / 경북 울진군] <br>"여기가 이제 우리가 불나기 전에 살던 터거든. 너무 허망하지. 내 모든 게 다 없어져 버렸으니까. 하루아침 순식간에." <br> <br>이 마을 26집 가운데 19집이 불에 타 사라졌습니다. <br> <br>[김옥선 / 경북 울진군] <br>"맨날 생각하면 집이 눈에 환하고. 자꾸 생각하면 눈물 나고. (얼마) 살지도 못하고 죽을 건데 집이나 얼른 지어서 죽었으면 좋겠다." <br> <br>울진군이 마을 복구를 위해 소방도로를 깔고 대지를 정비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, 타지역에 사는 땅 주인들의 반대로 첫삽도 뜨지 못했습니다. <br> <br>[울진군청 관계자] <br>"어떤 사람은 또 도로로 내줘야 되고. (토지) 면적이 줄어들다 보니까 동의 받는 데 좀 어려움이 있거든요." <br> <br>울진과 도로 하나를 경계로 강원 삼척으로 나뉘는 고포마을. <br> <br>가정집 주변에 커다란 바위들이 놓여있습니다. <br> <br>산불 4개월 뒤, 산에서 떨어진 것들입니다. <br><br>[원관희 / 경북 울진군] <br>"나무가 바위를 감싸고 해서 이게 든든했단 말이에요. 그런데 이거 다 타버렸어. 이게 언제 굴러떨어질지도 몰라요. 잠을 못 자요." <br> <br>잿빛이 된 산림 생태는 복원에 얼마가 걸릴지 알 수 없습니다. <br><br>불에 탄 산등성이에서는 나무를 베어내는 작업이 한창입니다. <br><br>불에 탄 나무를 그대로 두면 비가 많이 올 때 쓸려 내려 와 민가를 덮칠 위험이 있습니다.<br> <br>[울진군 산림 조합 관계자] <br>"나무가 죽었기 때문에 뿌리에 이제 힘이 없어서 나무가 나중에 전도돼서 생활권 주변에 또 2차 피해도 있고…" <br><br>산주들에게 일일이 동의를 구해야 하다 보니, 산불 피해 면적 중 벌채 작업이 진행 중인 곳은 2.5%에 불과합니다. <br><br>화재 원인은 미궁에 빠졌습니다. <br> <br>울진 산불 최초 발화 지점입니다. <br> <br>당시 산불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꽂아둔 표식이 남아있는데요. <br> <br>1년이 지났지만 수사는 여전히 답보 상태입니다.<br> <br>[울진군 특별사법경찰 관계자] <br>"가장 많이 나왔던 의견이 그거죠. 지나가는 차량에서 담뱃불을 던지지 않았나. 증거물이 나온 게 없습니다. 조만간 기소 중지를 할 생각입니다." <br> <br>다시 새 봄을 맞이하고 있지만, 화재원인 규명도, 피해 복구도 갈길이 멉니다. <br> <br>다시간다 이솔입니다.<br> <br>PD : 홍주형 <br>AD : 석동은<br /><br /><br />이솔 기자 2sol@ichannela.com
